우리는 결국 만나게 될겁니다 :: 2017 설날생각 대전, 둔산동

2017 설날생각 대전, 둔산동


​ 설 전날, 아버지 손님들이 오셔서 설 음식준비가 저녁으로 미뤄지게 됐다.

심심하던차에 타임월드 자료나 업데이트 하자 하고 급행3번을 타고 둔산동으로 향했다. (사실은 핫하다는 시청에 포켓몬 잡으러 가자!) 하지만 갤러리아에는 금일 휴무라는 슬픈 플랑카드가 걸려있었다..


 이제 나에겐 포켓몬 뿐이야!를 생각하며 걸어서 시청까지 가려다가 너무 추워서 버스 환승을 했는데, 오랜만에 추억의 크로바를 가고 싶어졌다.





 (목련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 사이에는 언제나 여전히 눈내린 뒤엔 얼어있는 길..) 크로바 상가는 외관이 많이 변했고, 약국도 피아노베이커리도 없어졌다. 혹시나 다 변한건가 하고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내 거의 모든 문제집과 만화책을 샀던 서점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내 초중고 체육복을 샀던 문구점도 그대로!


 초등학교때부터 드나들었던 슈퍼도 그대로! 

계산대에 희끗희끗한 머리의 아저씨도 그대로 계셔서 찡했다. 아저씨 건강하세요! 옆집에는 졸린 눈의 과일가게 아저씨도 그대로 계셨다!


 애들이랑 축구하고 놀던 상가 뒤 공터인데 아이들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눈썰매를 들고와서 놀고 있었다.


 탈출도 하도 바이킹도 타고 머리도 깨지고 코도 깨지고 하며 놀던 놀이턴데 나무를 다 새로 바꿨다. 바이킹도 예전처럼 위험해보이지 않고.


이렇게 된 이상 초등학교에도 가보자!


한밭국민학교 2학년 3반으로 으로 전학을 왔었는데, 처음에는 많이 따돌림을 당했었다. 그래도 착한 친구들이 잘 대해줘서 학년도 올라가고 좋았던 것 같다. (나중엔 다크세이버와 리니지에 잠식당해버렸던 99년의 한밭초6들이지만)



문득 언제였더라 가을운동회때 매스게임을 했다던가, 날씨가 선선했고 그때 춤이 엄정화의 페스티벌이었고, 친구들과 시에틀공원에서 숨바꼭질을 했고 김밥을 숨어서 먹었고, 달리기를 잘 했었고, 짝궁이 너무나 좋았던 꿈이었던가 현실이었던가 했던 좋은 시절


더 어릴땐 저기 철봉 밑에서 땅파고 놀았는데 이젠 팔수도 없게 해놨다. 땅파면서 얼마나 재밌었는데!



초등학교에서 집으로 주로! 가던 길. 회색벽을 거푸집으로 만들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길을 막고 공사해서 돌아도 가고 그랬는데.


원래 파출소였는데, 다 정리하고 동물병원이 되었다.



이 문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지는 신기한 문이다.



여기서 친구들이랑 총싸움도 많이 하고 눈도 많이 던졌습니다. 97~99년즈음의 행인분들 죄송합니다.


우리 집이 보이는 곳.



이제는 연락이 안되는 가장 친했던 친구의 집은 피아노 학원이 되어있었다. 우진아 보고있니!



경비아저씨도 그대로 계셔서 인사하고 왔다. 오년만인데 알아보신건지, 오랜만이라고 하셔서 좀 놀랐다.





 내가 처음으로 내 의지로 계좌를 만든 국민은행 크로바점? 인데 아직도 문자가 가끔 온다. 텔러님 리브가입은 나중에 할게요.


 예전에는 이쪽 길 지하철 공사로 다 철판으로 덮어놨었는데 이렇게 발전한게 너무 신기하다. 아직도 그때를 배경으로 꿈을 종종 꾸는데 까르푸가 처음 생겼던 때라던가 타임월드 광고를 노래방에서 틀어주던 꿈, 시청에서 그림 전시하던 것들 다 호시절이었다. 무던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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